동학농민혁명 제125주년 기념식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기념식은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후 첫 행사이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은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로 결정되었다. 황토현 전적지는 부패하고 무능한 봉건주의에 대항하여 동학농민군이 감영군 1,300여명을 섬멸한 첫 전승지이다. 황토현 전적지가 정읍에 위치해 전북에게 더욱 뜻깊은 장소이다.
오랫동안 동학은 한 지역에서 일어난 운동으로 치부됐지만, 이제 전국에서 동시에 봉기한 혁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북은 고부농민봉기로 혁명이 촉발된 지역이고, 충북은 수많은 전투를 치른 격전지이다. 경북은 동학혁명의 사상적 뿌리가 된 지역이다. 경상도에서 동학교주 제1대 최제우와 제2대 최시형이 태어났고, 충청도에서 제3대 손병희와 녹두장군 전봉준이 태어났다. 혁명은 전라도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전북연구원은 이를 기념해 전북학연구센터 개소식 및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기념 공동세미나를 대구경북연구원, 충북연구원과 함께 개최했다. 연구원들은 동학농민혁명을 지역단위 기념사업이 아닌 국가적 사업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각 지역을 대표하는 연구자들이 모여 지역 이기주의를 벗어난 거시적 차원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세미나에서 원광대 박맹수 총장은 “동학농민혁명이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오늘 대한민국의 첫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충북연구원 김양식 수석연구위원은 “국가기념일 제정이 특정 정치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난 25년에 걸친 동학농민혁명 유족, 학계, 시민사회가 적극 추동할 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발표했다. 대구경북연구원 곽종무 선임연구위원도 “조선의 계급사회를 배척하는 인간평등의 반봉건적 사상을 토대로 무력으로 사회를 후천개벽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혁명으로 규정했다.
동학농민혁명은 인본주의 사상인 천심 즉 인심(天心卽人心)을 바탕으로 한다.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던 아래로부터 저항과 개혁 정신이다. 따라서 동학농민혁명은 외세에 대항하고 평등사상과 인본주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한 고귀한 저항으로 3.1혁명과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 촛불혁명의 근간이다.
/최윤규(객원 논설위원)